2. 우울증과 마음
뉴욕타임지에 있는 우울증의 문제에 다룬 후 유식학적 입장에서 비교 설명하는 시도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마음에 관한 유식의 가르침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나아가서 마음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이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시도해 봄으로 써 마음공부를 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몸과 마음의 분리
데카르트가 마음과 몸을 분리하고 독립적으로 취급한 이래 몸과 마음을 따로 분리해서 독립적으로 생각하는 이원론적 사상은 서양철학을 지배해왔다. 반면에 동얀은 몸과 마음이 서로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연속체라는 사실을 가르쳐 왔다. ---- 그런데 이제 서양은 마음을 연구하면 할 수록 동양의 가르침이 옳았고 데카르트가 완전히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타임지 2023. 1. 20. 63쪽)
서양은 어느 한쪽이 다른 쪽을 지배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를 테면 마음이 몸을 지배하고 신이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고, 그래서 동양이라는 세계를 접했을 때 함께 더불어 사는 친구로서가 아니라 그들이 지배해야할 대상으로 취급했기 때문에 한때는 식민지 개척에 앞장섰다. 종교 또한 우월성을 주장함으로써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 비록 지금은 시작의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그들이 변해 갈 가능성과 잠재력을 생각하면 참으로 놀랍고 위대한 일이다. 그들이 알아왔던 이원적인 사고와 구조의 틀을 깨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출발점은 몸과 마음의 관계에서 부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분리되고 독립된 둘이 아니라 서로 연결된 하나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면 몸이 아프고, 몸이 아프면 아픔이 아프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2. 뇌와 마음
서양의 정신의학에서 마음이라고 하는 것은 대뇌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해, 유식은 마음의 존재를 구체적인 장소를 설정하지 않는다. 유식은 마음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마음은 존재가 아니라 인식이기 때문이다. 마음은 오직 인식, 앎 속에서만 발생하는 인지, 심리적인 과정이다. 서양은 대뇌에 있는 신경세포들이 안과 바깥에서 작용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유식은 우리 몸 전체게 작용한다고 본다. 서양은 신경세포안의 작용과 신경세포간의 상호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유식은 대뇌신경뿐만 아니라 5가지 감각기관의 작용도 마음의 작용에 포함시킨다.
두번째 차이는 마음의 연속성의 부분이다. 서양은 마음을 장기적이고 연속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때문에 육체가 살아 있는 동안은 반드시 마음이 항상 작용한다고 전제하지만 유식은 육체가 살아 있어도 마음이 작용하지 않을 수 있고,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양에서는 마음 작용이 멈춘다는 것은 식물인간처럼 죽은 것이나 다름 없는 형태이고 정싱적으로 이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유식은 마음 작용이 멈춘 상태이고, 높은 깨달음의 경지이고 성자의 마음이다. 그러므로 유식에서 마음을 본다는 것은 찰나적인 마음이 발생하고 사라지는 그리고 곧바로 이어서 다시 찰나적인 마음이 발생하는 순간, 사라지는 앞과 이어지는 뒤의 마음 사이를 보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이 마음의 신비, 마음의 비밀을 보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3. 우울증과 외로움증
가. 우울증의 증상
타임지에서의 우울증의 증상은 슬픔, 수면장애, 자살충동, 무가치함, 자기증오, 즐거움에 대한 둔감함 등이다. 여기서 염두할 것은 특수한 증상이 아니라 다른 질병에서도 쉽게 발견하는 여러 마음 상태들의 조합이라는 사실이다. 즉, 슬픔은 우울증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 속에서 좌절적인 상황이나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 쉽게 체험되는 정서적 반응들이라는 것이다. 즉, 우울증이라고 이름을 붙여서 특별하고 독립된 고유한 증상처럼 취급하지만 실제는 일반적인 마음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우리는 우울증이라는 이름 대신 구체적 증상인 마음이 너무나 극도로 슬프고 잠이 잘 오지 않고 죽고 싶고 자신이 너무 무가치하게 느끼고 자신이 밉고 도무지 즐거운 것이 없는 그런 마음의 상태에 대해서 생각해 볼것이다.
우리는 유식에서 심상을 배웠다. 심상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에 이름을 붙이고 개념과 의미를 부여하고 실제 있는 것처럼 존재하는 것을 믿는다. 그리고 자신이 믿고 있는 것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갈등하고 미워하고 다툼을 일으킨다. 그러나 개념과 관념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객관적 실체가 없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우울증이라는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여러 정서들을 우울증이라고 붙여 좋은 것에 불과하다.
나. 우울증의 원인
타임지에서 우울증은 세포수준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확적 상호작용이라고 말한다. 우울증은 세포에서 일어나는 전기화학적 상호작용의 불균형에서 초래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그러한 불균현의 원인이 유전자 조합의 결함과 그 결함을 촉발시키는 환경적 요인에 있다고 말한다. 그럼 우울증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그냥 슬프고 잠이 오지 않고 죽고 싶고.. . 하는 마음의 원인은 왜 일까? 정신의학에서는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조건의 결합으로 발생한다고 본다. 유식으로 설명하면 세세생생 축적된 저장식에서 극도의 슬픔과 분모, 무의미 등의 증상과 관련된 과거경험이나 기억의 종자라고 하는 원인이 이들 종자를 촉발시키는 어떤 환경과 만나서 자라고 열매 맺은 결과이다.
서양 정신 의학 | 유식 | |
마음의 존재 | 유 | 무 마음은 존재가 아닌 인식이고 앎속에서 발생하는 인지 심리적인 과정 |
마음의 장소 | 신경세포의 안과 신경세포들간의 상호작용 | 대뇌+ 5가지 감각기관의 작용 |
마음의 연속성 | 장기적이고 연속석 | 찰나적인 마음의 소멸을 보는 것 |
마음이 멈춘 것 | 식물인간 | 꺠달음의 경지, 성자의 마음 |
우울증의 원인 | 유전과 환경의 상호작용 세로토닌등 호르몬의 분비 |
근본원인은 7식, 8식의 종자와 촉발되는 환경의 만남 *아비달마에서는 자기를 미워하는 감정(화와 관련-미움과 분노) *고통은 생에서 발생, 존재론적 고 *존재 자체를 괴로워하고 삶이 힘들기 때문에 죽고 싶은 것 |
우울증을 대표하는 슬픔, 불면, 존재의 무가치, 자살충동, 자기 미움 등은 8식의 축적된 종자라기 보다는 51가지 정신작용과 비슷하다. 특히 근본번뇌나 이차적인 번뇌들과 닮았다. 근본번뇌랑 이차번뇌는 8식에서는 작용하지 않는다. 일부는 7식과 5식에서 작용하고 전체적으로는 6식에서 작용한다. 즉, 8식이 아니라는 말은 유전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우울증은 존재 자체, 삶의 자체를 괴로워하고 삶을 힘들어하기 때문에 살아있는 자기를 미워하고 죽고 싶어하는 것이다. 아니면 환경적으로 유난히 감당하기 힘든 극단의 좌절적 상황이 계속되었거나 반대로 무료함이 계속되었을지 모른다. --- 우리는 존재의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끊임없이 일어나는 생각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다시 말해 생각의 흐름은 끊임없는 생각의 대상, 자극을 필요로 한다. 아무것도 없고 스트레스도 없으면 문제다. 중생은 뭔가 열심히 빠져서 몰두하거나 좋아하고 싫어하고 집착하는 가운데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데, 그것이 없으면 존재감이 상실되기 때문에 심각해진다. 그래서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도 애써 문제를 만들고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을 용건없이 만나면서 존재를 확인해 간다. --- 어쩌면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은 일부러 문제를 만들어서 갈등하지는 않는다. 무가치한 의미없는 일을 이해한 사람일지 모른다. 물질도 무의미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쓸데없이 참견하고 잡담과 수다를 떠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정신수준이 높은 사란들일지 모른다. 다만 인생의 참 의미를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성장을 향해 나아기는 길을 알지 못할 뿐인지도 모른다. --- 깨달음을 얻는 성인이 생각이 없어진 상태와 범부가 뭔가 몰두하고 마음을 쏟아야 할 자극대상을 찾지 못해서 의욕을 상실하고 생각이 없어진 상태는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우주의식이고 후자는 비의식이다. 우주의식은 충만함이고, 비의식은 공허함과 허망함이다. 그래서 우울증은 비의식, 비존재를 견디지 못하고 끝내 죽게 된다.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이 살아 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삶의 고통과 원인을 아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삶의 고통을 바르게 이해하면 삶의 의미, 존재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고통은 바로 진실된 존재의 의미를 알리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성유식록 3권 5권에서 발췌
245쪽
수번뇌는 20개이고, 3가지로 구분된다.
소수번뇌10(각각 따로 일어난다) - 분노, 원한, 위장, 고뇌, 질투, 인색, 속임, 아첨, 해, 방자함(무례하고 건방짐)
중수번뇌2(불선을 따른다) - 무참(내적 반성-양심), 무괴 (대타적 반성 - 부끄러움)
대수번뇌8(잡염식에 두루함) - 들뜸, 미련함(혼침), 불신, 해태(게으름), 방일(제멋대로), 망각, 산란, 부정지
- 대수번뇌는 습관과 관계되는 정신의 느낌이 되고,
7식은 반성 자각의 느낌이고
5식은 들어나는 감정과 태도의 느낌으로 상대가 있는 느낌
10근본 번뇌
탐진치 거만 의심 아견(나), 변견(극단), 사견(인연번), 견취견(사견), 개금취견(잘못된 계)
다. 외로움증의 원인
우울증은 자아와 다른 대상과의 연대성, 동질감, 동일시와 같은 감정의 약화라는 의미에서 외로움증과 닮았다. 어떤 사람들이 외로워 하는가? --- 외로움은 불교심리학적 차원에서 보면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정신수준이 높은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외로움도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7식에서 끊임없이 자기 확인이 안되는 사람들에게서 일어난다. --- 이런 사람들은 자기가 잘났다는 생각에 집착할 수 있는 그 무엇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래서 일반 사람들에 비해서 자아에 대한 집착이나 자아도취증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적어도 이 유형의 번뇌의 정신작용을 더 적은 사람들이다. 외로움을 앓는 사람들은 자기가 외로워하기 전에 뭔가 일을 찾아나서야 되는데 아직 자기 일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남에게 간섭하거나, 너와 나를 하게 여겨 동일시하거나 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상대를 발견하지 못했다. 어쩌면 그들은 자기 모습을 비추고 자아를 확인시켜주는 상대를 고르는데 실패했거나 포기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상대를 통해서 자기 존재를 확인해야 하는데 나와 나 아닌 것에 대한 경계가 너무 강하다, 그래서 쉽게 어울리지 못하기에 외롭다. ---- 그 사람들은 사랑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기 보다는 자기 안에서 자신을 가두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상황이나 인연에 따라서 주고 받기 보다는 판단하고 차별해서 스스로의 마음을 거두어서 자기 안에 묶어두고 그리고 외로워한다.
우울증도 외로움도 결국 마음이 우울하고 마음이 외로운 것이다. 그 결과 괴로움을 당하는 것도 마음이다. 서양이 정신의학자들은 그러한 마음작용이 뇌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고 뇌의 구조를 살피고 염색체 이상이나 호르몬의 작용을 찾으려고 한다. 그들은 마음이 뇌세포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교심리학은 마음이 뇌 속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은 존재가 아니라 인식이고 앎이기 때문이다. --- 마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마음 작용에 의해서 일어나는 우울증이나 외로움의 증상들인 슬픔, 자살충동, 자기 미움, 불면 등의 원인을 파악하는 일이 한결 쉬워질 것이다.
4. 우울증과 외로움증의 치료를 위한 모색
서양 정신의학은 마음이 대뇌 세포들의 안밖에 있다고 보아 호르몬 분비작용을 조절하거나 신경세포막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불교심리학은 신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마음은 오직 앎의 순간, 인식의 순간, 경험의 순간에 출현하는 인식과정과 인지과정 속에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마음은 항상 앎과 경험 가운제 존재한다. 우리가 뭔가를 안다거나 뭔가를 경험한다고 하는 그 순간에 마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언제나 나와 너가 분리되어 나타난다. --- 우울한 감정, 혐오의 감정에 있을 때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그건 너무나 슬프고 괴롭고 죽고 싶은 나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나아닌 너에 대한 사랑과 집착을 가지면 가능하다. ---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우울증은 지나치게 나에 집착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깐 우리가 경험하고 아는 것의 출발은 바로 나와 너의 이원화, 주객의 대립에서 비롯되는데 우울증은 대상을 완전히 망각하고 오직 경험하고 있는 주체만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은 대상을 상실해 버렸다. 나와 너는 반드시 짝으로 존재하는데, 내가 무너지지면 다른 쪽은 자연히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극단적인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대상이 없다. 그들의 의식에는 오직 너무나 슬프고 괴로운 자기만 존재하지 그런 자기를 바라보는 가족도 친구도 존재하지 않는다. 혹은 지나치게 너에 집착되어 있다가 나를 상실한 경우도 가능하다. 헌신했던 가정 주부가 우연히 마음을 자신에게로 향하는 순간 허무와 공허감 자아상실감으로 시달리는 경우를 보게 된다.
아무튼 나에 대한 의식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나의 대상인 너가 필요하다. 나는 오직 너를 의지해서만 존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이 더 필요해서가 아니라 뭔가 나라고 하는 존재인식을 유지하기 위해 그 대상으로 돈에 집착하는 것이다. --- 그 대상에 집착을 놓아버린 사람들은 나에 대한 집착이 불가능해진다. 너라고 하는 대상에 대한 집착도 사실 나에 대한 집착이였는데, 너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면 동시에 나에 대한 집착도 사라지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불교가 말하는 집착을 놓았으니 잘 된것 아닌가? 여기에서 집착을 놓았다는 것은 자신 속에 너무 매몰되어 버려 자기 외의 대상에 대한 의식도 상실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상대에게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자기 존재를 상실해 버렸다는 의미이다. 게다가 깨닫지 못한 중생이 집착을 내려 놓으면 삶의 공허와 자아상실로 인해서 존재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고통하게 된다. 즉, 마음수행은 집착하지 위해서 욕심을 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마음 수행의 결과과 욕심과 집착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다.
아무튼 우울증과 외로움증은 관심의 대상, 집착의 대상을 상실한 결과이다. 혹은 좌절일 수 있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국 대상이 사라져가고 있는 상태이다. 그래서 주체도 사라져가고 있는 상태인것이다. 그래서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것이다. 우울증은 대상을 잡을려는 노력조차 좌절된 상태라면 외로움증은 대상을 찾고 기다리는 상태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우울증은 찾을려는 욕구마저 상실하고 사라져가고 있는 자기에게 몰두되어 있는 상태라면 외로움증은 대상을 향해 뭔가 특정한 대상과의 강한 연결고리가 부족함을 느끼는 상태인 것이다. --- 대상이 사라진 상태에서도 정신적으로 겅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은 3단계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통달위단계의 사람들이다. 진리를 보는 단계에 있는 수행자들만이 경험의 대상이 없어도 정신적으로 건강할 수 있다. 왜냐하면 3단계의 수행자들은 사라진 대상을 향해 상실감을 느끼거나 홀로 남은 주체를 감당하지 못해서 당황하지 않는다. 대상이 없어도 무료함이나 상실감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1단계- 주객분별제거(사성세, 사섭법) / 2단계 - 7식수준의 정진단계(관법)
3단계 - 진리를 보기(공성) / 4단계 - 인식주체 소멸 / 5단계 - 너 중심의 중생구제
--- 우울증이 나와 너에 대한 감각의 불균형에서 초래된다고 본다면 이것을 대상상실증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 그 치료법은 사라져가는 대상을 찾는 방법을 제안한다. 나에 대한 상실감을 회복하기 위해서 너에 대한 인식과 감각을 되찾아야 한다. 나는 너를 발견하고 그 소중함을 확인할 때 가능해진다. 그렇다면 상실되는 너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너를 찾는 공부 불교심리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당작 죽고 싶은 사람들에게 무슨 방법으로 앉아서 명상을 하게 하는가? 복잡한 유식 30송을 이해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부처는 8만4천가지의 가르침을 펼쳐보았기 때문에 마음의 수행과 깨달음을 향한 길은 사람들의 정신 수준과 마음 상태에 따라서 8만 4천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하다.
마. 우울증과 외로움증에 대한 불교심리학적 치료
1) 나의 대상인 너를 잃어버린 사람들
가) 원인
마음, 앎, 인식이라고 하는 것이 나와 너를 이원화 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그리고 모든 인간관계 문제가 여기서 발생한다고 하였다. 나와 나의 것만을 중시하고 우월하게 여기면서 집착하고 국가와 국가가 다투고 싸우는 것이다. 자기 속에 매몰된 사람은 너에 대한 인식이 강하지 않다. --- 이런 마음 상태를 유식적으로 설명하자면 그들의 78식 작용이 6식과 5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동일하다. 그런데 5식은 외부대상을 지각하고 그 결과 식을 발생한다. 접촉 주의 수상사의 과정이 개입되어 그 결과가 다시 8식과 7식의 영향으로 왜곡되어 실제 사물의 모습과 다른 표상이 6식 수준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외부 대상에 대한 초점이 약하기 때문에 수행사의 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어난다고 해도 의식수준에서 포착할 만큼 강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자기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주변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에 외부 사물과 관계형성이 이루어지지 않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5식이 외부대상으로 발생하는 작용을 줄어들게 되어 거의 의식없이 자동적으로 기계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무료해지고 답답해지고, 의미추구의 욕구 좌절이 일어나게 된다.
반면에, 7,8식의 작용이 6식에 미치는 영향이 더 강해진다. 4번뇌에 의해서 작용하는 7식의 영향이 6식 수준에서 강하게 미치게 된다. 그결과 6식에서는 자의식이 엄청나게 강해진다. 왜냐하면 6식에 미치는 자아도취적인 7식의 영향은 외부세계에 대한 5식의 정보와 부딪치고 갈등하고 화합하면서 자아와 대상에 대한 계속적인 인식이 서로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6식 수준에서 7식의 자의식만 있고, 자의식에 대응할 5식이 들어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의식만 남게 된다. 그래서 개인은 자의식에 사로잡히고 매몰되게 된다. 나라고 하는 의식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너라고 하는 대상이 필요하다. 너라는 대상이 너무 나약하고 희미해지면 나에 대한 인식도 희미하고 약해진다. --- 극도로 우울한 사람들은 나를 비교할 너가 없는것이다. 그래서 대상을 만나지 못한느 자의식은 혼자서 어찌하지 못하고 괴로워서 잠을 이루지 못한다. 동시에 나에 대한 감각이 약화되면서 자아를 상실해 간다. 이렇게 되면 6식은 자아를 부여잡기 위해서 투쟁하고 존재의 의미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럴 수록 수렁에 빠지게 된다. 결국에는 너가 없기 때문에 너를 의지해서만 존재 가능했던 내가 분열되고 희미하게 사라져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 치료
나의 존재, 그 의미를 강화시키고 되살리기 위해서는 너를 되찾아 주어야 한다. 관념, 개념을 포함한 집착, 관심, 욕망을 되찾아 주어야 한다. 너를 찾아가는 수행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다) 나의 너를 찾아서
1단계 : 절을 한다
육체적으로 심한 움직임을 통해 마음의 고통에 집중된 의식을 육체의 고통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요가로 대치할 수도 있다.
2단계: 힘겨움을 체험 할 수 있도록 이완한다.
5~7분 정도 편안하게 쉰다.
*몸의 탄력성을 통해서 고정된 마음(6,7식)의 탄력성을 유도하기 위한 작업이다.
3단계: 주의 이동 훈련을 한다.
(1) 명상음악, 자연의 소리를 듣는다.
- 몸에 집중되었던 의식을 자연스럽게 소리를 이용하여 청각에 옮기도롥 한다.
(2) 아름다운 꽃, 그림, 예술품을 보여준다.
- 청각을 시각으로 옮기도록 유도한다.
(3) 시각+청각+후각을 첨가한다.
(4) 정원, 밭일 등 육체노동을 한다.
- 7식의 계산과 집착하는 작용을 억제함으로 관념과 개념들의 이미지와 심상으로 가득찬 의식을 비우고 자연물에 대한 관심과 느낌을 유발하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 주변의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한다.
(5) 2, 3단계를 반복한다.
- 6식에서 일어난 슬프고 죽고싶은 감정, 정서의 내용을 편안함과 상쾌함으로 바꾼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 작용을 멈추고 마음의 고통을 쉴 수 있도록 한다.
(6) 고통이 완화되었는지 점검하면서 1단계부터 반복할지 명상수행으로 갈지 결정한다
(7) 유식에 대한 이해와 함께 명상훈련을 한다.
1 3인칭 기법으로 자기의 개념을 이해한다.
2 몸의 자세와 마음의 자세를 훈련한다.
3 반가부좌를 기본으로 하고 융통적이게 자세를 취한다.
4 마음의 혐오, 즐거움에 반응없이 중도 자세를 취하는 훈련을 한다.
5 내면에서 일어나는 가장 큰 감정의 덩어리부터 자각하기 시작한다.
6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것이 포착되면 원만히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부모에 대한 분노를 유식적으로 풀이한다, 사성제와 인연법을 알게함,
자식이 부모를 선택해서 온다는 불교적 이해와 가치관을 바탕)
이와 같은 방법으로 분노에 대한 마음의 작용을 이해시킨다. 그런 다음 분노의 반응이 몸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정도에 따라서 108, 요가, 정근, 정원, 봉사등 다양한 육체노동을 한다 .
(8) 사섭법과 사무량심을 훈련한다.
너를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태도를 훈련한다. 초기에는 나의 대상이 자연과 사물이였다면, 이제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사람들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들을 대하는 방법을 훈련한다)
*사섭법
1)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보시한다.
2) 사랑과 애정을 가진 말을 사용한다.
3) 타인에게 도움되는 행위를 한다.
4) 개인의 수준에 맞추어 이익과 고락을 함께 나눈다.
* 사무량심
1) 모든 이를 향해 자애로움을 일으킨다.
2) 모든 이를 향해 연민심을 일으킨다
3) 모든이의 행복과 성공을 기뻐한다.
4) 모든 이를 평등히 대하고 차별하지 않는다.
사섭법과 사무량심은 나가 아닌 너의 준재를 아주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나아가서 나와 상대방이 어떻게 상호연결되어 있으며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인지 알게 해준다. 그리고 타인과의 관계형성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가 매우 뚜렷하게 확인되어 지는 것을 자각하도록 돕는다.
(9) 나와 너가 하나임을 자각하는 훈련을 한다. 너에 대한 인식이 분명해지고, 나와 너의 관계가 형성되었으면 나와 너의 관계의 본질에 대해 자각훈련을 한다. 나와 너의 불가분의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도록 돕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너를 돕는 것이 나를 돕는다는 것을 이해시킨다.
(10) 존재의 궁극적의미, 삶의 본질을 알게 한다. 우리는 왜사는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공부한다. 윤회하는 삶의 깨달음으로 삶을 분명히 알고 12연기와 중도적 삶의 의미를 깨우친다. 그리하여 더불어사는 삶, 성장하는 삶을 향해서 나와 너는 서로 돕고 의지하는 삶으로 나아간다.
내가 너무나 나를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나를 사랑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세상을 가장 덜 힘들고 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너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처음으로 나를 포기하고 세상을 향해 나의 늪을 떠나기로 한 날은 슬픔이고 아픔이였다. ---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바로 그의 삶을 돕고 성장을 돕는 일이며 그의 행복을 돕는 일이다. 그래서 주변과 이웃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2) 너의 대상인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
가) 원인
반면에 나를 상실한 경우는 7식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6식을 거부하고 5식에 몰두하고 있는 상태이다. 그 원인은 상실에 대한 두려움 등의 감정을 직면하지 못하고 도피한 결과이다.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일어나는 생각들을 잊으려고 애쓴다. 모임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크게 2가지 중 하나이다. 잘난 자신의 존재의식을 확인하고 드러내고 싶거나 반대로 못난 의식을 잊기 위해서이다. 나를 상실하는 사람들은 7식에서 올라오는 6식으로 떠오른 것을 지나치게 억압한 결과이다.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무조건 밀어내고 피한것이다. --- 그러한 도피는 더 큰 상실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공허감과 슬픔을 겪게 된다. --- 지나치게 추구하게 되면 종국에는 자아상실이라는 감정에 부딪치게 된다. 또 다른 나를 상실하는 이유는 문제가 없는 삶이 문제가 된 것이다. --- 적당한 스트레스와 약감의 긴장감은 삶의 의욕과 활력소에 필수적이다.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필요하다.
2) 치료
7식의 작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 진짜 감정을 들여다보고 그러한 감정으로 부터 해방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6식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7식에서 일어나는 관념, 사상, 신념등을 피하지 말고 그대로 바라보아야만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하다.
3) 사라져가는 '나'를 찾아서
(1) 요가나 절을 한다. 외부대상의 관심을 육체로 이동하게 한다.
(2) 명상훈련을 시작한다.
(3) 6식 수준에 떠오르는 두려움과 불안의 감정을 다룬다.
(예 죽음 - 전생 상상, 다음생 상상, 인간의 생로병사 상상, 윤회하는 삶 상상, 죽음 상상, 상상으로 죽기, 일생을 상상)
(4) 유식강의와 명상훈련을 함께한다.
(5) 사성제 8정도 12연기 이해를 강화하면서 명상훈련을 한다.
사성제와 8정도 - 고통의 원인과 원인제거, 깨달음의 제시와 행위
12연기 - 생사 윤회의 이치
(6) 사법법과 사무량심 훈련